여러 장로(長老)들이 말하기를

`대저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이란

사람들에겐 누구나 평등한 것이어늘

어찌하여 혼자만 미리 근심하신단 말씀입니까.

아름다운 이름을 버리고 숨어서 몰래 사시며

그 몸을 괴롭히는 것 또한 어려움이 아닙니까'라고 하자,

이에 태자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람이 태안에 있으면서 깨끗하지 못함이 없게 하며
깨끗한 데 있으면서 더럽히지 않게 하며
괴로움이 수없이 많게 하지 아니하며
가령 이렇게만 된다면 누가 세간을 즐기지 않으리까

사람이 늙어서 형상이 변하지 않게 하며
선행을 하던 이가 악행을 하지 않게 하며
사랑하다가 이별하여도 고통이 되지 않게 하며
가령 이렇게만 된다면 누가 세간을 즐기지 않으리까

병들어 야위고 다시 큰 두려움이 없게 하며
후세에 모든 나쁜 과보가 없게 하며
지옥에 떨어져도 괴로움이 없게 하며
가령 이렇게만 된다면 누가 세간을 즐기지 않으리까

항상 젊고 형상이 변해짐이 없게 하며
불가한 바를 마음에 집착하지 않게 하며
죽음이 닥쳐올 때에 뭇 두려움이 없게 하며
가령 이렇게만 된다면 누가 세간을 즐기지 않으리까

어리석음이 더욱 미련해지지 않게 하며
성을 내며 억지로 원수를 짓지 않게 하며
다섯 가지 즐거운 마음으로 나쁜 것에 물들지 않게 하며
가령 이렇게만 된다면 누가 세간을 즐기지 않으리까

어리석은 사람들과 같이 살지 않게 하며
뭇 어리석은 법들이 스스로 사람을 멀리 떠나게 하며
모든 어리석은 이들이 생각함이 없게 하며
가령 이렇게만 된다면 누가 세간을 즐기지 않으리까

여러 악한 종류에 무리들이 많지 않게 하며
모든 악이 다하고 스러져서 스스로 사람을 여의게 하며
모든 악한 생각들은 생각함이 없게 하며
가령 이렇게만 된다면 누가 세간을 즐기지 않으리까

세간의 악들이 치성한 후에
악한 행이 없어지고 다시는 생기지 않게 하며
여러 악한 행이 다하여 진실되게 하며
가령 이렇게만 된다면 누가 세간을 즐기지 않으리까

여러 하늘의 음식과 복이 언제나 변동함이 없게하고
세상 사람의 수명이 언제나 존재될 수 있게 하며
출입이 자재할 수 있게 하여
가령 이렇게만 된다면 누가 세간을 즐기지 않으리까

모든 쌓임[蘊]과 덮힘[蓋]이 원수가 되지 않게 하며
모든 여섯 감관에 괴로움이 없게 하며
온갖 세간을 괴로움이 아닌 것으로 되게 하며
가령 이렇게만 된다면 누가 세간을 즐기지 않으리까

- 수행본기경, 출가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