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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아침에 눈을 떴다는 사실이 힘들어요. 죽고 싶어서 검색했는데 이 번호를 알게 됐어요."
"이제는 정말 그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를 생각해주는 가족들을 보면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될 것 같아 전화했어요."
수화기 너머 목소리들은 떨렸다. 울음 섞여 쏟아지는 말들에는 인생에 대한 무력감도 배어 있었다. 상담사는 침묵 속에서도 절박함을 이해한 듯 조용히 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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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어떤 이유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셨을지 궁금하고 걱정돼요."
하루 900~1000건…죽음의 문턱에서 울리는 벨

지난 9일 찾은 서울 영등포구의 한 빌딩 3층. 이곳은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109 자살예방상담센터'다.

하루 평균 900~100선물증거금
0건의 전화가 걸려온다. 유리문 너머 100평 규모의 공간에는 전화기를 든 상담사들이 칸칸이 앉아있었다. 기자가 방문한 시간은 오후 2시30분께. 심야가 아닌 시간임에도 상담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상담사들은 매일 죽음의 경계선을 마주한다. 한 통의 전화, 한 명의 목소리에는 저마다의 절박한 사연이 숨어있었다. 동급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세원셀론텍 주식
있지만 부모님께 말하지 못하는 청소년부터 가정폭력으로 후유증을 앓는 주부까지. 사연도 다양했다.
109 상담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다. 경청, 공감에서 시작해 피상담자의 위험성 평가를 거쳐 실제 안전 확보까지 철저한 매뉴얼로 진행된다. 정보 제공과 안내 뿐 아니라 전문적인 상담으로 위기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고 궁극적으로 자살을 예방하는 것이전기차주식
목적이다.
강리아 상담사는 "자살 시도 직전 전화를 주시는 분들이 많다. 이때 위험 행동을 멈추도록 돕고 감정적 지지를 제공한다"며 "충분히 이야기를 들어준 뒤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응급실 연계 등을 통해 상태를 안정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상섭 보건복지상담센터 자살예방상담팀장은 "전화가 오면 먼저 신뢰관계를 형성하고증권불패신화
위험성을 판단한다"며 "실제 시도가 예상되면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경찰·소방과 연계해 안전을 확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전화가 간절한 요청은 아니다. 상담사 1명당 하루 평균 12건을 받지만 그 중에는 술김에 단순 욕설을 하거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반복적으로 전화를 거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악성 전화는 실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대기 시간을 늘리는 문제를 낳는다.
현유진 상담사는 "주취자의 경우 정상적인 대화가 어렵고 상담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며 "한정된 인원으로 근무하다 보니 정말 필요한 전화를 받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한다"고 토로했다.

강 상담사도 "본인이 전화를 걸고 '거기가 어디냐'고 묻거나 목적과 상관없는 전화를 거는 분들이 있다"며 "일상에서 쌓인 분노를 상담사에게 분풀이하는 경우도 있어 원활한 상담 진행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센터 내부에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상담사들에 대한 감사 편지가 부착돼있다. 2025.09.09 citize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매년 늘어나는 상담량…악성 민원·인력 부족 문제도

센터의 인력도 늘 부족하다. 정원 100명 가운데 현재 실제로 센터에서 근무 중인 상담사는 76명. 24시간 5조 3교대로 근무하며 조당 13~14명이 상담을 이어간다. 하루 많게는 1000건에 달하는 전화를 나누다 보니 상담 한 건당 충분한 시간을 쏟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부터 보건복지부가 자살예방 상담전화를 109로 통합 운영하면서 상담량이 크게 늘었다. 2023년 월평균 1만8304건이던 상담 건수는 지난해 2만6843건으로 46.6% 늘었으며, 올해 상반기는 2만8416건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늘어나는 상담 수요에 보건복지부는 다음달 제2콜센터를 열고 상담원 40명을 추가 채용할 예정이다.
김 팀장은 "3교대 근무에 상담의 특성이 자살예방이다보니 지원자 수가 풍족하지는 않다"며 "지금도 채용을 하고 있지만 상담량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도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109로 자살상담전화가 통합되고 이와 관련한 홍보도 많아지면서 상담 건수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며 "현재 수준의 상담 질을 유지하려면 더 많은 상담사 확충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상담사들에게 보람찬 순간은 극적인 대화의 내용이 아니다. 짧게는 몇 분, 길게는 몇 시간 가까이 이어진 통화 끝에 건네받는 단 한 마디다. "오늘 하루는 살아볼게요". 위험의 순간 직전의 목소리가 '오늘은 버티겠다'는 말로 바뀔 때 상담사들은 다시 헤드셋을 고쳐 쓴다.
강 상담사는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순간, 조금씩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며 "마음이 고통스러운 분들은 주저하지 말고, 함께 이야기하며 문제를 고민해보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 상담사는 "전화만 걸어도 변화는 시작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살아갈 수 있도록 저희가 돕겠다"며 "마음이 힘들 때 언제든 전화를 걸어달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itize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