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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은 2010년 12월부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유도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목적으로 ETF와 리츠를 꾸준히 매입해왔다.
지난해 3월 매입을 중단할 때까지 사들인 ETF는 장부가액으로 37조엔(약 350조원)에 달한다. 최근 주가 급등으로 평가 금액은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70조엔(약 원리금상환방식 660조원)에 육박한다. 일본은행은 ETF 매입 등을 통해 주식시장 수호자 역할을 해왔지만 보유 금액이 너무 커지면서 오히려 주식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ETF를 대량으로 매각하게 될 경우 주가 급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이날 도쿄 증시도 오전장 때는 1%에 육박하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오후장 때는 일본은행의 ETF 매각 소식이 나오면서 하락세로 보이스피싱 반전됐다.
일본은행이 ETF를 보유하는 데 법적 제약은 없지만 주가가 하락할 경우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것은 문제로 꼽힌다. 중앙은행의 충당금 적립은 사실상 국민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또 일본은행이 ETF 보유를 통해 유니클로의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 반도체 장비 업체인 도쿄일렉트론과 어드반테스트, 식품 업체인 새마을금고 제2금융권 깃코만, 건설 회사인 다이와하우스 등의 주요 주주가 되면서 제대로 된 의결권 행사가 어렵게 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일본은행은 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이익을 보는 조건을 만족하는 수준에서 ETF 등의 매각을 진행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ETF는 연간 3300억엔(장부가 기준·약 3조1000억원), 리츠는 연간 50억엔(약 470억 없으신 원) 정도로 처분 규모를 제한하고 시기도 분산하기로 했다.
이는 각각의 시장에서 0.05%가량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처분 시기는 '준비가 되는 대로'라고 밝혔다. 처분 기간은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100년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한편 일본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 17년 만에 금리를 프리랜서 대출 인상하며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난 일본은 이후 두 차례 금리를 올려 기준금리를 0.5%로 유지해왔다.
이번 동결은 5회 연속으로 과거처럼 만장일치는 아니다. 참석 위원 중 2명이 0.75%로 금리를 인상하자고 주장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경기가 일부 약한 움직임도 있지만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며 "미국 관세 정책이 제조업을 중심으로 수익 면에서 마이너스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현재까지 설비투자나 임금 동향을 포함한 경제 전체로의 파급은 관찰되고 있지 않아 좀 더 상황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동결의 배경에는 일본 내 정치 이슈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 퇴진에 따라 새로운 자민당 총재가 다음달 4일 결정된다. 새로운 내각이 꾸려지면 경기 부양적 경제·재정 정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 또한 전반적인 경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시점을 다음달 29~30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로 예상하고 있지만, 정치 이슈를 고려할 때 연말 또는 내년 초로 미뤄질 가능성도 크게 보는 분위기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