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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습득(문수, 보현보살의 화현)의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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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6-20 17:37 조회1,5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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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밝기는 가을달이요
깨끗하긴 연못의 물이로다

 중국 당나라 때의 한산스님은 천태산 국청사 뒤 쪽 한암(寒岩) 깊은 굴속에서 살았다. 한산은 언제나 바짝 마른 몸에 남루한 옷을 입고 남이 보기에 미친 사람 비슷한 짓을 곧 잘 하였다.
 습득스님은 미천한 출신인데 어려서부터 국청사에서 심부름이나 또는 잡역을 해주며 자랐다. 대중들은 한산을 미친 사람으로, 습득을 모자라는 바보로 취급을 했다. 한산과 습득은 서로 어울려 놀며, 남이 먹다 남은 밥을 얻어먹기도 하고, 국청사의 잔심부름이나 청소를 즐겨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시를 잘 지었고, 그들이 하는 말은 모두 진리에 합당하였다.
 그들은 비롯 천한 잡역이나 맡아서 하고, 남이 먹다 남은 찌꺽기를 얻어먹기는 할지언정, 언제나 무사태평이었고, 비굴한 기색이 전혀 없었다. 언제나 웃고 떠들며 흥겹게 춤을 췄다. 그야말로 물외한도인 그대로였다.
 어느 때 국청사에서 설계 대법회를 열었다. 수백 대중이 심신재계하고 법당에 엄숙히 앉아 설계를 듣고 있었다. 그때 마침 한산과 습득이 법당으로 통하는 낭하를 걸으며 무어라고 떠들어대었다.
 법당 문 곁에 서 있던 안내자가 설계에 방해될 정도로 떠들어대는 한산과 습득을 가로막으며 법당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자 한산이 『법당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종자가 따로 있나?』
 『설계를 들을 종자도 따로 있을까?』
 안내자가 화가 나서 큰 소리 쳤다.
 『계를 설하는데 조용하지 못해? 이 미치광이 중놈들아.』
 그들은 이 말을 듣고 박장대소하더니, 한산이 말했다.
 『마음이 청정하면 계가 온전하고, 마음이 요란하면 그게 바로 파계로세』
 습득이 이어 말했다.
 『화내지 않는 것이 지계인 줄을 모르는군. 그만 돌아가세』
 그들은 법당 뒤뜰로 나가더니 춤을 덩실덩실 추며 노래했다.
 『일주한산만사휴(一住寒山萬事休)
  갱무잡심괘시두(更無雜心掛心頭)
  한어석실제시구(閑於石室題詩句)
  임운환동불계단(任運還同不繫丹)』
 『한산에 머무니 모든 일 쉬었구나
 내 마음 속속들이 번뇌 한 점 없어라
 한가할 젠 석실에서 시구를 쓰고
 매어두지 않는 배처럼 걸림 없도다』
 『오심사추월 (吾心似秋月)
  벽담청교결 (碧潭淸皎潔)
  무물감비윤 (無物堪比倫)
  여하교아설 (如何敎我設)』
 『내 마음 밝기가 가을달이요
 깨끗하긴 연못의 물과 같구나
 그 마음 견줄 것 전혀 없는데
 나에게 무어라 말하라 하나?』
 또 한번은 국청사에서 큰 수계 법회를 열려고 대청소를 했다. 한산과 습득은 일주문 밖을 쓸고 있었다. 그 때 마침 법사로 초빙 받은 위산영우 선사가 도착했다. 위산 스님은 당대에 이름을 떨친 대선사였다. 한산이 아는 체 하며 말을 걸었다.
 『어이, 친구, 그동안 별 일 없었나?』
 위산은 초면인지라 아무 대꾸도 없이 그냥 지나치려한다. 이번에는 습득이 빗자루를 번쩍 들고 한마디한다.
 『친구, 이것을 무엇이라 불러야 옳을까?』
 위산은 어처구니가 없어 멍하니 섰다.
 『이 바보 같은 친구야, 그만하고 가보게나, 자네가 삼생(三生)을 국왕 노릇하더니 크게 어두워져서 속한 이가 다 되었군 그려』
 후세 사람들은 한산을 문수보살의 후신, 습득을 보현 보살의 후신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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